사람에게 직접 묻지 않고, 그 사람의 디지털 트윈이나 에이전트에게 먼저 질문하는 방식이 연구와 의사결정 영역에서 빠르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Simile은 실제 사람 한 명을 인터뷰한 뒤, 그 사람의 관점과 응답 경향을 반영해 답하는 에이전트를 만드는 기술입니다.
다만 ‘그 사람을 완벽하게 복제한다’고 이해하면 곤란합니다. 중요한 기준은 AI가 사람처럼 말하는지가 아니라, 실제 사람이 비슷한 질문에 어떤 선택을 할지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재현하는지입니다. Simile을 둘러싼 최근 사례는 이 기술이 단순한 챗봇을 넘어 설문, 정책 연구, 서비스 설계에 활용될 수 있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일반적인 생성형 AI는 넓은 범위의 학습 데이터를 토대로 평균적인 답변을 만들어냅니다. 반면 Simile 같은 개인화 에이전트는 특정 인물의 응답 자료를 중심으로 작동합니다. 인터뷰에서 드러난 선호, 가치 판단, 생활 맥락, 질문에 반응하는 방식 등을 바탕으로 해당 인물이 새로운 질문을 받았을 때 어떤 답을 할지 추정하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결과물은 그 사람의 기억을 그대로 재생하는 녹음 파일에 가깝다기보다, 수집된 자료에서 일정한 패턴을 추출해 새로운 상황에 적용하는 시뮬레이션에 가깝습니다. 인터뷰가 충분히 구체적이고 질문 범위가 넓을수록 유리할 수 있지만, 자료에 없던 상황이나 시간이 지나며 바뀐 생각까지 정확히 반영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 차이는 활용 목적을 정할 때 중요합니다. 이미 확인된 사실을 다시 읽어주는 용도라면 일반적인 검색 시스템으로도 충분합니다. Simile의 가치는 ‘이 사람이 아직 직접 답하지 않은 질문에 어떤 반응을 보일까’를 미리 탐색하는 데 있습니다.
2024년 연구에서는 1,052명을 대상으로 이러한 방식의 에이전트를 만들고, 실제 참가자가 2주 뒤 같은 설문에 다시 답한 결과와 비교했습니다. 이때 기준이 된 것은 정답률이 아닙니다. 사람은 같은 질문에도 시점과 상황에 따라 답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연구는 먼저 동일한 사람이 2주 간격으로 같은 설문에 답했을 때 어느 정도 일관성을 보이는지를 측정했습니다. 그런 다음 AI 에이전트의 응답이 이 사람 고유의 재응답 일관성 가운데 어느 수준까지 맞는지를 비교했고, 약 85% 수준에 도달했다는 결과가 제시됐습니다.
이 표현은 해석에 주의해야 합니다. ‘AI가 사람의 85%를 복제했다’거나 ‘질문의 85%를 맞혔다’는 뜻으로 단순화할 수 없습니다. 사람 자신도 시간이 지나면 답변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인간 본인의 재현 가능성을 기준으로 삼았다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또한 설문의 주제, 질문 방식, 인터뷰 품질, 참가자의 태도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정 연구에서 얻은 85%를 모든 사람과 모든 의사결정에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의료, 채용, 금융, 복지처럼 개인에게 직접 영향을 주는 판단에서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실제 당사자의 의사로 간주해서는 안 됩니다.
개인 에이전트를 실제 업무에 넣을 때 가장 곤란한 질문은 ‘답을 만들 수 있는가’가 아니라 ‘이번 답을 얼마나 믿어도 되는가’입니다. 인터뷰에서 충분히 다뤄진 주제라면 비교적 안정적인 추정이 가능할 수 있지만, 전혀 새로운 주제이거나 개인의 최근 상황이 반영되지 않았다면 불확실성이 커집니다.
최근 Simile 관련 설명에서 함께 언급된 것은 시뮬레이션 결과의 적합성을 미리 알려주는 모델입니다. 이 모델은 특정 질문에 대해 에이전트의 예측이 어느 정도 신뢰할 만한지 판단하는 역할을 합니다. 결과만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결과를 의사결정에 사용할 때 주의해야 할 범위를 함께 보여주는 접근입니다.
이 기능이 중요한 이유는 평균적인 성능 수치만으로는 현장 판단을 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전체적으로 높은 재현율을 보이더라도 특정 집단, 특정 주제, 특정 질문 형식에서는 오류가 집중될 수 있습니다. 신뢰도 예측이 제공되면 연구자는 응답을 바로 결론으로 사용하기보다, 추가 조사가 필요한 질문과 비교적 빠르게 검토할 수 있는 질문을 나눌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다음처럼 활용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먼저 여러 에이전트에게 같은 질문을 던져 반응의 분포를 확인하고, 신뢰도가 낮거나 응답이 크게 갈리는 항목을 골라 실제 사람에게 다시 묻습니다. 이 방식은 사람을 완전히 대체하기보다, 어떤 질문을 먼저 검증할지 정하는 선별 도구에 가깝습니다.
공개된 사례로는 CVS 헬스와 갤럽이 언급됩니다. CVS 헬스는 참여자의 동의를 바탕으로 수집한 40만 명 이상의 응답 290만 건을 사용해 시뮬레이션을 만들고, 복약 안내 방식을 실제 적용하기 전에 먼저 검토하는 데 활용했습니다.
이런 방식의 핵심은 환자 개인에게 즉시 자동 처방을 내리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 안내 문구나 전달 방식을 사전에 비교해 어떤 반응이 예상되는지 살펴보는 연구 단계에 있습니다. 실제 환자의 건강 상태와 복약 상황은 개인별 차이가 크기 때문에, 시뮬레이션 결과가 의료진이나 당사자의 판단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참여 동의와 데이터 사용 범위, 민감정보 보호도 함께 확인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갤럽은 1,000개가 넘는 트윈을 활용해 정책 리서치를 시작한 사례로 소개됐습니다. 여기서 트윈은 서로 다른 개인의 응답 특성을 반영한 시뮬레이션 대상입니다. 정책 연구에서는 설문 문항을 만들거나 여러 정책 선택지에 대한 반응을 탐색하는 초기 단계에서 시간을 줄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트윈의 수가 많다고 결과가 자동으로 실제 여론을 대표하는 것은 아닙니다. 원래 참여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모집됐는지, 각 트윈이 어떤 인구집단을 반영하는지, 실제 응답자와 시뮬레이션 응답의 차이를 어떻게 검증했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1,000개라는 숫자만 보고 일반 국민 전체의 의견으로 해석하면 표본과 모델의 한계를 놓치게 됩니다.
이 기술이 가장 잘 맞는 곳은 비용이나 시간이 많이 드는 조사를 시작하기 전에 가설을 좁히는 과정입니다. 예를 들어 여러 복약 안내 문구 중 반응이 좋을 가능성이 있는 안을 먼저 추리고, 정책 설문에서 혼동을 일으킬 문항을 찾아내며, 인터뷰 질문의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데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최종 동의, 권리와 복지에 직접 영향을 주는 결정, 개인별 의료 판단처럼 당사자의 현재 상태가 핵심인 업무에는 제한이 큽니다. 에이전트는 과거에 제공된 자료를 바탕으로 답하기 때문에, 최근의 감정 변화·생활 변화·새로운 정보까지 자동으로 알 수 없습니다. 실제 사람의 답변이 필요한 상황에서 모델 응답을 편의상 대체 자료로 쓰면 대표성 문제와 책임 소재가 함께 생깁니다.
도입을 검토한다면 성능 수치보다 먼저 검증 설계를 봐야 합니다. 실제 당사자와 에이전트의 응답을 어떤 기간과 질문으로 비교했는지, 신뢰도 낮은 결과를 어떻게 표시하는지, 특정 집단에서 오류가 커지는지, 참여자가 자신의 데이터 활용에 동의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인터뷰가 한 번뿐인지, 정보가 언제 갱신되는지도 결과의 유효기간을 좌우합니다.
사람에게 묻기 전에 모델에 먼저 묻는 흐름은 연구 비용과 시간을 줄이는 데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시뮬레이션은 실제 사람의 의견을 대신하는 여론조사가 아니라, 검증된 데이터에서 출발한 예측 도구입니다. 모델이 잘 맞는 질문과 그렇지 않은 질문을 구분하지 않으면, 그럴듯한 답변이 오히려 잘못된 확신을 만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단계에서 가장 현실적인 사용법은 ‘모델로 초안을 만들고, 불확실한 부분을 사람에게 확인하는 것’입니다. 신뢰도 예측 모델이 함께 제공되더라도 그것은 검증을 없애는 기능이 아니라 검증 자원을 어디에 집중할지 알려주는 장치에 가깝습니다.
앞으로 이 기술을 평가할 때는 트윈의 개수나 대화의 자연스러움보다 실제 인간 응답과의 비교 방식, 데이터 동의 범위, 질문별 신뢰도, 최신 정보 반영 여부를 먼저 살펴봐야 합니다. Simile의 발전이 의미 있는 이유도 사람을 완벽히 대체해서가 아니라, 사람에게 직접 묻기 전에 무엇을 확인하고 어떤 질문을 다시 설계할지 알려주는 단계에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Simile은 실제 사람의 인터뷰와 응답을 바탕으로 그 사람처럼 답하는 에이전트를 만드는 기술입니다. 1,052명을 대상으로 한 2024년 연구에서는 동일인의 재응답 일관성 대비 약 85% 수준을 보였고, 최근에는 결과를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지 예측하는 모델과 CVS 헬스·갤럽의 활용 사례까지 등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