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청도 아버지랑 산소 벌초하러 간 날, 분위기가 갑자기 가볍게 바뀌었다는 소문이 돌아. 힘들다고 헉헉대던 나를 보더니 아버지가 혀를 굴리며 한마디 던지자 옆 사람들이 다 웃음이 터졌어. 그 말 한마디가 뭉친 분위기를 살짝 풀어준 느낌이었지. 그래도 벌초의 무게감은 남아 있었고,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잠시 멈칫했다.
주변 사람들 말투 따라 분위기도 달라지더라. 어떤 애들은 드립력이 상황을 부드럽게 만든다며 고개를 끄덕이고, 어떤 이들은 좀 과하다 생각하기도 했지. 나도 왜 저런 농담이 튀어나왔는지 머릿속이 빙빙 돌았고, 아버지의 여유가 부러운 순간도 있었어. 다만 벌초 같은 자리에서 한두 마디의 농담이 분위기를 바꿔줄 수 있다는 건 그냥 그런 거 같기도 하고.
결론은 늘 그렇듯이 뚜렷하게 남지 않고 소문으로 남아 돌고 있어. 다음에 또 비슷한 상황이 오면 누가 어떻게 반응할지 우리도 모르는 거지. 나는 이게 가족 분위기의 리듬인가 싶기도 하고, 충청도 아버지의 드립력은 여전히 적당히 남아 있네. 그래도 산소 벌초라는 자리에서의 작은 웃음이 남겨 주는 여운은 어쩌면 서로를 덜 불편하게 만드는 계단일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