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날 새벽, 동해안에서 일출 보려던 계획이 차 배터리 문제로 꼬이더라.
갑자기 시동이 안 걸리고 방전 상태여서 진짜 당황했어.
보험사 렉카 온다던 말에 다들 심장이 쿵 내려앉고, 새벽 도로에 걸린 우리들의 무력한 모습이 씁쓸했지.
그 상황이 끝나면 뭐라도 바뀔 거라 믿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길게 흘렀던 그 시간은 아직도 잊히지 않아.
그 사이 전여친의 표정은 묘하게 냉랭해 보였고, 서로의 시선을 피하는 어색한 분위기가 남아돌았어.
사람들은 자꾸 렉카가 언제 오는지, 그리고 왜 이렇게 시간이 걸리는지에 대해 수군거렸고, 나도 모르게 감정이 뒤엉겼지.
누군가는 보험 정책 때문이라던가, 누군가의 개인사 때문이라던가, 작은 단서들을 조합해 추측을 내놓더라.
그때의 말투나 스침은 왜 이리도 길게 남는지, 아직도 머리 속에서 맴돌아.
동네에 흘러다니는 소문은 어째 덩치만 커지고, 심지어 전여친이 임신했다는 얘기까지 번져나가더라.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렇게 소문이 퍼지는 걸 보니 사람들의 관계도 한층 더 얽히는 모양이야.
우린 서로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야 한다고들 말하지만, 결국은 작은 말 한마디가 큰 파장을 불러오는구나 싶은 거지.
일출을 놓친 밤의 남은 여운은 차 배터리 문제 같은 소소한 고민과 얽혀, 내 머릿속에서 오래 맴돌았어.
그리고 보험사 렉카 소리 멎고 나면 남은 건 그날의 공기와 서로 주고받은 의심의 잔상뿐이더라.
차가 멈췄던 이유도, 표정의 냉랭함도, 그리고 동네 사람들이 흘려듣던 소문도, 결국 모두가 미해결의 단서처럼 남았지.
차가 멈춘 건 배터리 문제 때문이었을 거라 생각하지만, 이 이야기는 왜 이렇게도 끝나버리지 않는지.
혹시 우리끼리의 작은 불협이 앞으로 어떻게 흐를지, 이 상황이 바뀌려면 어떤 새 소식이 필요할지 생각하게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