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법정 에서는 "우리는 미국기업 이다"
미국 법정 에서는 "우리는 한국기업 이다"
쿠팡이 한국 법원에서는 미국 기업이라고 버티고, 미국 법원에서는 한국 법을 적용해 달라고 요구했다. 같은 회사가 법정에 따라 국적을 바꿔 쓰는 장면이 꽤 노골적이다.
자료를 보니 미국 정보당국은 6개월 넘게 이어진 대북 정보 공유 제한을 풀려면 쿠팡 문제를 포함한 양국 경제 현안도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한국 정부에 전달했다.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조사와 과징금 부과를 미국 기업 차별로 보고 문제를 제기한 상황이다. 북핵 정보와 기업 과징금이 한 묶음으로 움직이는 게 일단 낯설다.
그런데 쿠팡은 미국에서 제기된 집단 손해배상 소송을 두고는 이 사건에 한국 법이 적용돼야 한다며 각하를 요청했다. 한국에서는 미국 기업이라 규제를 받으면 안 된다고 하고, 미국에서는 한국 법을 적용해 달라고 하는 셈이다. 이 정도면 회사 주소보다 필요한 국적을 골라 쓰는 느낌이다.
쿠팡이 미국 정부와 의회를 상대로 큰돈을 들여 로비해 왔다는 대목도 걸린다. 한국 정부의 조사에는 외국 기업 대우를 요구하면서, 정작 미국 법정에서는 한국 기업처럼 다뤄 달라고 하는 태도다. 법적으로 가능한 주장인지와 별개로, 이용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얄밉게 보일 수밖에 없다.
결국 쿠팡의 덩치가 커질수록 개인정보 유출 하나가 과징금 문제로 끝나지 않고 외교와 정보 공유 문제까지 번진다. 전쟁 비용이 이용자에게 돌아간다는 말처럼, 이런 줄다리기의 계산서도 결국 서비스 이용자에게 넘어오는 건 아닌지 찜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