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농촌 마을에 있는 공사장 한식집이 한 달 매출 1억 원을 넘겼다. 전자세금계산서 합계가 9천8백만 원대였고, 이전 달에도 6천~7천만 원 정도였다고 한다. 숫자만 보면 식당이라기보다 작은 납품업체 매출 같다.
더 웃긴 건 출근길인 줄 알고 물었더니 저희는 퇴근길이라고 답하는 장면이었다. 반도체 건설현장이 365일 돌아가니까 식당도 사실상 현장 시간에 맞춰 움직이는 셈이다. 농촌이라 처음엔 하루 10만 원 벌기도 힘들었다는데, 옆에서 용인 클러스터 공사가 커지면서 손님이 붙었다. 조용하던 마을에 갑자기 사람들이 몰려든 그림이 잘 상상이 안 된다.
그런데 월매출 1억이라는 말에 혹해서 이걸 해볼 만한 장사로 보면 안 될 것 같다. 재료비도 나가고, 사람을 많이 써야 하고, 하루 종일 현장 사람들 밥을 맞춰야 한다. 매출과 순이익은 완전히 다른 얘기다. 내 생각엔 사장 입장에서 매일 전쟁에 가까울 듯하다.
함바집이 그냥 맛있는 한식뷔페만 차리면 되는 곳도 아닌 것 같다. 현장 근처 자리를 잡고, 공사 관계자들과 연결되고, 아재들 입맛까지 맞춰야 한다는 얘기가 꽤 현실적으로 들렸다. 공사가 끝나면 손님도 사라지니 잘될 때 다른 현장으로 옮기거나 권리금을 받고 넘기는 계산도 필요해 보인다. 장사가 잘돼도 영원한 가게는 아닌 셈이다.
그래도 화면 속 사장님이 이제 물이 들어왔으니 노를 저어야 한다며 사람을 더 구할 거라고 말하는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돈 벌고 싶으면 이곳으로 오라는 말까지 했는데, 나는 오히려 그 말 듣고 더 겁났다. 매출 1억짜리 식당이 아니라, 공사장과 함께 생겼다가 공사장과 함께 사라질 수도 있는 고강도 임시 사업처럼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