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기 몸을 나무 상자에 넣고 비행기 화물로 부쳐버린 19살 청년이 있었다. 1965년 호주에 있던 웨일스 청년 브라이언은 고향에 가고 싶었지만 비행기표를 살 돈이 없었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부탁해 상자 안에 몸을 구겨 넣고 직접 못질까지 했다.
짐 안에 넣은 건 물 1리터, 손전등, 망치, 비틀즈 노래책이었다. 여기서 이미 정상적인 여행 계획과는 너무 멀어지는데, 화물 신고서에는 자기 정체를 컴퓨터라고 적었다. 사람을 부치는 건 안 되지만 컴퓨터는 괜찮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이 발상이 어떻게 나온 건지부터 이해가 잘 안 된다.
원래는 영국으로 가는 직항 화물편을 노렸는데, 상자가 엉뚱하게 미국 로스앤젤레스까지 가버렸다. 덕분에 상자 속에 갇힌 시간은 92시간으로 늘어났다. 런던으로 빨리 가려고 자기 자신을 포장했는데, 결과적으로 방향부터 크게 틀어진 셈이다. 그것도 상자가 거꾸로 뒤집힌 채 이동했다니, 생각만 해도 속이 울렁거린다.
제일 궁금한 건 역시 물 말고 나머지 생리현상이다. 상자 안에 망치와 비틀즈 노래책까지 챙길 정신은 있었는데 그 문제에 대한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 92시간이면 노래책을 읽으며 버틸 수준이 아닌 것 같다. 이건 정말 어떻게 견딘 건지 모르겠다.
결국 공항 직원들이 상자 틈으로 새어 나오는 손전등 불빛을 발견해 구조했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그런데 사진 속 얼굴이 19살이라는 점도 꽤 충격적이다. 나이보다 훨씬 지쳐 보이는 데다, 그 나이에 고향이 그립다고 자기 몸을 컴퓨터로 신고해 화물칸에 넣는 결단을 내렸다는 게 더 놀랍다. 비행기표가 없을 때 보통은 돈을 빌리거나 일을 더 하지, 자기 자신을 택배로 보내지는 않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