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 배우가 중학생 때 일본 대표 후보까지 갔고, 한 경기 30~40점을 넣었다는 글을 방금 봤다. 처음엔 그냥 농구를 꽤 했던 사람이겠거니 했는데, 읽을수록 생각보다 경력이 세다. U-15 일본 대표 후보였고 전국체육대회에서는 최우수 선수까지 받았다. 후보 명단에 이름이 실릴 정도까지는 못 갔다고 선을 긋는 것도 묘하게 솔직했다.
중학생 때 포지션은 4번과 5번 사이였고, 상대가 맨투맨으로 두 명을 붙여도 득점을 꽂아 넣었다고 한다. 강호 고등학교에서 추천도 여러 곳 받았다. 그런데 고등학교에 올라가면서 부상이 많아졌고, 자기 키로는 센터로 버티기 어렵겠다는 판단에 가드로 바꿨다. 주변에서 중학교 때만 잘하고 고등학교에서 성장이 멈춘 선수라는 말을 들었다는 대목은 좀 씁쓸하다. 유망주였다는 말보다 그 뒤가 더 선명하게 남는다.
결정타는 결승전에서 다친 왼쪽 무릎이었다. 처음에는 염좌 정도로 생각했는데, 내측 측부 인대와 전방 십자인대가 완전히 끊어지고 골절과 반월상 연골 손상까지 있었다. 농구 복귀에는 수술 뒤 1년이 필요하고, 배우 활동과 일상생활 복귀 시점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적혀 있다. 농구를 잘했다는 이야기가 갑자기 병원 진단서처럼 무거워진다.
그런데 선수로 못 돌아간 뒤 끝난 줄 알았던 사람이 직접 만든 여자 농구팀의 감독이 돼서 첫 우승을 했다. 선수로 코트에 서는 대신 벤치에서 우승을 맞은 셈이다. 이건 좀 이상하게 현실적이다. 재능이 사라진 게 아니라 쓰이는 자리가 바뀐 것 같아서다.
AV 배우라는 현재의 이미지와 대표 후보였던 과거가 한 사람 안에 같이 있다는 게 제일 낯설었다. 어느 쪽이 진짜 모습이냐고 나눌 필요도 없을 것 같다. 다만 농구 이야기만 놓고 보면, 이 사람은 선수 생활을 접은 게 아니라 아직도 코트 주변을 떠나지 못한 사람처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