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남의 웨딩사진에 자기들 얼굴만 AI로 갈아 끼워서 결혼 발표를 했다. 처음 봤을 때는 홍보용 이미지인가 했는데, 알고 보니 실제 작가가 촬영한 다른 커플의 사진이었다.
더 황당한 건 사진을 쓴 뒤 작가가 이미 사용하지 말아 달라고 댓글까지 남겼다는 점이다. 그런데 인스타그램과 스레드에서 그대로 사용했다. 결혼식 대신 가족들과 식사하고, 촬영과 신혼여행은 나중에 하기로 했으니 급하게 SNS에 올릴 사진이 필요했다는 설명도 붙었다. 급한 사정은 이해할 수 있어도 남의 사진을 가져다 얼굴만 바꾸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
사진 밑에는 축하해 달라는 문구와 계좌번호까지 있었고, 결혼 날짜도 적혀 있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보면 당연히 본인들이 직접 찍은 웨딩사진으로 받아들였을 것 같다. 사진 속 얼굴은 바뀌었지만, 구도와 드레스와 분위기는 원래 커플의 결혼사진 그대로였을 테니 작가 입장에서는 자기 작업물이 통째로 가져가진 기분이었을 듯하다.
핀터레스트에서 퍼온 사진이라 괜찮은 줄 알았다는 해명도 좀 이상했다. 핀터레스트에 올라와 있다는 이유로 주인이 사라지는 건 아니니까. 더구나 이건 단순히 저장해 둔 게 아니라 자기 결혼 발표에 쓰고, AI로 변형까지 한 경우다. AI를 썼다는 사실보다 남의 사진을 허락 없이 가져온 게 먼저다.
결국 사진은 모두 삭제하고 양쪽에 사과했다고 하는데, 이미 작가가 내려 달라고 했을 때 바로 지웠어야 했다. 결혼을 알리는 첫 사진부터 남의 결과물을 훔쳐 쓰고, 들킨 뒤에야 사과하는 모양새가 됐다. 급해서 그랬다는 말이 오히려 더 찜찜하다. 급하면 자기 사진이 없다는 사실을 적는 방법도 있었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