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짜장면 먹고 돌아왔더니 첫째가 이미 태어나 있었다. 그것도 병원 앞 중국집에 장인어른과 같이 다녀온 사이였다.
처음 읽고 제일 웃긴 건 장인어른이 첫 출산은 오래 걸린다면서 짜장면을 먹고 와도 된다고 한 부분이다. 사위 입장에서는 분만실 앞에서 계속 긴장하고 있는 것보다, 장인이 괜찮다는데 한 그릇 먹고 오는 게 아주 말도 안 되는 선택은 아니었을 것 같다. 문제는 진짜로 애가 그 사이에 나온 것임.
거기다 휴대폰은 무음이었다. 병원에서 전화를 계속 했는데 못 받았고, 한참 뒤에 나타나서 욕을 바가지로 먹었다고 한다. 짜장면을 먹은 것보다 무음으로 나간 게 더 치명적이었던 것 같다. 최소한 진동이라도 해놨어야 했다.
장인어른이 커버를 쳐주겠다고 했지만 결국 같이 욕을 먹었다는 대목도 웃겼다. 처음엔 아군인 줄 알았는데, 결과적으로 딸에게 평생 꺼낼 수 있는 사위의 약점을 만들어준 셈이다. 내 생각엔 이 집에서 짜장면은 이제 그냥 음식이 아니다. 남편이 조금만 잘못해도 그날 얘기가 다시 나올 가능성이 큼.
그래도 장인어른과 같이 먹으러 갔다는 게 묘하게 화목해 보인다. 딸의 출산을 기다리며 사위와 짜장면을 먹는 장인이라니, 무심한 건지 경험이 많았던 건지 잘 모르겠다. 다만 사위 입장에서는 앞으로 짜장면을 먹을 때마다 그날 분만실 문이 먼저 떠오를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