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컷은 잘생기지 않아도 번식 기회를 얻고, 수컷은 잘나지 않으면 기회가 없다는 설명부터 나왔다. 최재천 교수 영상에서 본 내용이다. 대부분의 종에서 짝짓기에 성공하는 수컷이 전체의 일부에 그친다는 말도 이어졌다.
그런데 이 말을 인간 남성 대부분은 번식에서 탈락하는 게 자연스럽다는 주장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있더라. 여기서부터 좀 이상했다. 영상 속 설명은 자연계의 짝짓기 구조와 인간 사회를 나눠 말하고 있었다. 인간은 일부일처제를 법으로 정하고, 기회를 최대한 고르게 돌리려는 예외적인 동물이라는 쪽이었다. 암컷이 무조건 우위라는 선언과는 거리가 있어 보였다.
물론 인간이 태초부터 일부일처였는지, 난혼에 가까웠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댓글만 봐도 이 부분은 서로 근거를 들이밀며 꽤 세게 부딪히고 있었다. 자연 상태의 인간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기 어려운 건 맞는 것 같다. 종마다 다르고, 같은 종이어도 환경과 집단 구조에 따라 다를 테니까.
그래도 수컷이 구애하고 암컷이 고르는 장면은 다큐에서 워낙 자주 봤다. 수컷이 집을 짓고, 노래하고, 춤추고, 몸을 꾸미다가 암컷이 그냥 날아가버리는 장면까지 떠올랐다. 그렇게 보면 수컷 경쟁이 치열하다는 설명 자체는 크게 이상하지 않다. 다만 그걸 인간 연애에 그대로 갖다 붙여서 남자는 전부 탈락 후보라는 식으로 가면 또 다른 얘기다.
제일 웃겼던 건 학자에게 반박하려면 논문이나 메일을 보내라는 말과, 결국 그 말을 하는 사람도 커뮤니티에서 자위하는 것뿐이라고 인정하는 장면이었다. 나도 이 글을 쓰면서 크게 다르진 않다. 그런데 영상의 문장보다 댓글에서 누가 더 긁혔는지를 보는 쪽이 더 흥미로웠다. 자연계 얘기에 인간 자존심이 이렇게 빨리 끼어드는구나 싶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