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한 개비 가져간 일로 세 시간 면담을 하고, 팀 이동을 요구하다가 퇴사까지 꺼냈다는 게 제일 놀랍다. 처음엔 그냥 신입이 남의 담배를 슬쩍 빼서 피우려 한 상황이다. 들키자 어제 담배를 빌려줬을 때 편하게 피우라는 말을 진짜 허락으로 받아들였다고 했다는데, 이건 아무리 좋게 봐도 너무 멀리 간 해석 아닌가 싶다.
나라도 내 물건을 허락 없이 가져가면 기분 나쁠 것 같다. 특히 담배는 여러 개 들어 있다고 아무거나 가져가도 되는 물건이 아니잖아. 한 개비라서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도 있지만, 문제는 개수가 아니라 주인에게 말도 없이 가져갔다는 데 있다. 작성자가 도둑질이라고까지 표현한 건 세게 나간 감은 있어도, 화가 난 이유 자체는 이해된다.
그런데 혼나고 울기 시작한 뒤부터 일이 갑자기 다른 방향으로 튄다. 팀장까지 들어와 세 시간 동안 면담하고, 본인이 받은 화가 트라우마로 남을 것 같다며 다른 팀으로 보내달라고 했다니 여기서부터는 나도 좀 멍해진다. 담배 하나를 둘러싼 갈등이 직장 내 인사 문제처럼 커졌다.
더 황당한 건 퇴사하겠다고 했다가, 곧바로 잘못 말한 것 같다며 다음 주에 쉬고 싶다고 한 부분이다. 연차가 없어서 그것도 안 됐다고 하니 상황이 거의 실시간으로 꼬이는 느낌이다. 정말 몰랐던 거라면 처음부터 미안하다고 하고 끝낼 수도 있었을 텐데, 울고 팀 이동을 요구하고 퇴사까지 꺼낸 건 잘 이해가 안 간다.
물론 실제로 어떤 말투였는지는 모르겠다. 작성자가 화를 꽤 세게 냈을 가능성도 있다. 그래도 남의 담배를 허락 없이 가져간 일과, 그걸 지적받은 충격 때문에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일은 너무 간격이 크다. 담배 한 개비가 아니라 직장생활의 기본 경계를 서로 완전히 다르게 알고 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