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봉을 두 배로 주고 자녀 교육비에 고급 주거지까지 약속하더니, 기술을 다 가져간 뒤 1년 만에 해고했다. 중국으로 넘어간 기술 유출범들 얘기를 보다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장면이다.
디스플레이 쪽 사례는 3+2년 고용에 자녀 국제학교, 주거 지원까지 붙어 있었다. 그런데 현실은 1년 반 만의 해고였다. 약속한 기간은 어디로 갔는지, 남은 건 수개월 치 월급뿐이었다고 한다. 연봉 두 배라는 숫자만 보면 인생이 바뀔 것 같았을 텐데, 실제로는 기술을 뽑아내는 동안만 필요한 계약이었던 셈이다.
조선 관련 사례는 더 노골적이다. 아파트와 자동차를 내주고 통역까지 붙였다. 편하게 일하라는 뜻이 아니라 감시하면서 한국 기술을 가져오라는 압박에 가까워 보인다. 목표를 달성하면 지분과 경영권을 주겠다는 약속도 있었지만, 이런 약속을 끝까지 지킬 생각이었을지는 처음부터 의문이다.
반도체 사례에서는 자녀 교육비와 고급 주거지를 내걸었고, 한국에서 수사가 시작되자 바로 해고했다. 가족들이 한국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제3국으로 옮겼다는 대목까지 보니, 본인 혼자 손해 보고 끝나는 일도 아니었다. 돈을 보고 움직였는데 가족의 거처까지 흔들린 결과가 된 것이다.
배신한 사람을 끝까지 믿기 어렵다는 계산은 너무 뻔해서 오히려 허탈하다. 기술을 팔아넘긴 사람을 특별 대우할 것 같지만, 상대 입장에서는 다음에 또 배신할지 모르는 소모품일 뿐이다. 그래도 국내에서 받은 피해가 너무 커서, 중국에서 버려졌다는 사정만으로 안타깝게 봐주기엔 선을 한참 넘었다. 결국 약속을 판 게 아니라 자기 쓸모가 끝나는 날짜를 판 셈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