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쌀값 폭등을 해결하는 방법이 햅쌀을 매장에 진열하지 않는 것이라니. 일본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상황을 보다가 여기서 멈춰서 다시 읽었다.
올해 햅쌀 5kg 가격은 세금 포함 2,786엔인데, 작년 쌀은 3,110엔이다. 보통이면 햅쌀이 나오면서 묵은쌀 가격도 내려갈 것 같은데, 반대로 새 쌀을 안 깔고 비싼 작년 쌀부터 팔겠다는 식이다. 싸게 들어온 햅쌀을 뒤로 빼고, 비싸게 사둔 재고를 먼저 처리하는 셈이다.
더 황당한 건 쌀값이 오르는 동안의 구조다. 정부가 비축미를 풀어 가격을 안정시키려 해도, 일본 농협인 JA가 비축미를 한꺼번에 내놓지 않고 조금씩만 풀었다는 내용이 나온다. 이익을 따지는 민영 기업처럼 움직였다면, 가격을 잡는 것보다 보유한 쌀의 값어치를 지키는 쪽이 우선이었을 것 같다.
처음에는 관광객이 많이 먹어서 그렇다, 흉작이라 그렇다, 감산 정책 탓이다 하며 원인을 찾았는데 후속 조치가 더 큰 문제였던 것 같다. 정부 매입가는 60kg당 1만 2천 엔대인데 고액 낙찰가는 2만 2천 엔대까지 올라갔다는 부분도 있었다. 중간에서 쌀이 비싸지는 구조를 그대로 둔 채 비축미만 조금씩 풀면 가격이 쉽게 내려갈 리 없다.
그런데 풍년이 들어 새 쌀이 더 싸졌고, 이제는 그 햅쌀을 매장에 안 보이게 하는 해결책이 나왔다. 이러면 묵은쌀을 계속 팔면서 햅쌀은 창고에서 시간을 보내게 된다. 쌀값을 잡은 게 아니라, 햅쌀을 다시 묵은쌀로 만드는 중인 것처럼 보여서 웃기면서도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