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민센터에서 돈이 필요하다고 말한 사람이 라면과 두유는 싫다고 거절한다. 건강 때문에 밀가루를 안 먹고, 쌀은 남아서 안 필요하다고 한다. 그런데 집에는 쌀이 없다고도 한다. 여기서부터 이미 대화가 이상하게 꼬인다.
직원이 계속 필요한 이유를 묻자 돌아오는 말은 그냥 돈이 필요하다는 것뿐이다. 왜 필요한지 설명해야 지원 방법을 찾을 수 있는데, 본인은 그 절차 자체를 납득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주민센터를 현금 지급 창구처럼 생각한 걸까 싶었다.
더 황당했던 건 유튜브를 보고 지원받을 수 있다고 믿었다는 대목이다. 영상 하나에서 본 내용을 자기 상황에 그대로 끼워 맞춘 셈이다. 실제 복지는 사유나 조건을 확인해야 하는데, 유튜브에서는 그런 복잡한 부분이 잘려 나가고 돈을 받을 수 있다는 말만 남았을 것 같다.
그렇다고 이 장면 하나만 보고 노인을 무식하다고 몰아붙이는 것도 좀 그렇다. 제도를 잘 모를 수는 있다. 다만 모르는 상태에서 직원 설명은 듣지 않고, 영상에서 본 권리만 끝까지 주장하면 현장 사람 입장에서는 정말 답답할 듯하다. 라면을 안 먹는다는 말과 쌀이 없다는 말이 한 대화 안에서 같이 나오는 것도 그렇고.
나는 오히려 유튜브보다 주민센터가 더 어려운 곳이 된 게 문제 같았다. 직원은 필요한 걸 물어보고 가능한 도움을 찾으려는데, 방문자는 이미 영상으로 결론을 정해 왔다. 복지는 상담인데 한쪽은 주문을 하러 온 사람처럼 굴고, 다른 쪽은 자꾸 자격부터 확인해야 한다. 이 틈이 이렇게까지 커졌다는 게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