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택시기사가 요금 때문에 군인 이름표를 적더니, 승객을 태운 채 부대로 돌아가 당직사령까지 불러냈다. 내가 본 글에서 제일 황당했던 장면이다.
원통에서 8,800원 정도 나오는 이동을 했는데 기사가 기름값도 안 나온다며 3만 원을 요구했다. 승객이 불법 아니냐고 따지자 갑자기 이름표를 확인하고 노트에 적었다. 그리고 당직사령과 포대장에게 보고하겠다, 군대에서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식으로 몰아붙였다. 택시비 흥정이 마음대로 안 되니까 손님을 혼내겠다는 모양새다.
더 이상한 건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기사가 승객을 다시 부대로 데려가 간부를 불러냈다. 민간인이 병사에게 요금을 더 받으려다 실패한 일을 군대 안의 문제처럼 끌고 들어간 셈이다. 이게 실제로 통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기사에게 무슨 권한이 있어서 포대장과 당직사령을 찾는 건지도 모르겠다.
원통이나 전방 부대 주변 이야기를 같이 보니, 택시를 미터기보다 흥정으로 잡거나 부대 위치 때문에 추가 요금을 내는 경우가 아예 없지는 않았던 것 같다. 물론 군인에게 먼저 연락처를 주고 시간 맞춰 태워주던 기사도 있었다. 그래서 더 기분이 나쁘다. 지역 전체가 그런 건 아닐 텐데, 외출과 휴가 때 이동수단이 마땅치 않은 병사를 골라잡는 사람은 분명 있었던 모양이다.
군인은 휴가 한 번 나갈 때도 시간과 선택지가 부족하다. 그걸 아는 사람이 이름표부터 보고 겁을 줬다면, 단순한 바가지보다 훨씬 치사한 일이다. 택시비 3만 원보다도 부대로 되돌아가 간부를 불러낸 그 발상이 아직도 이해가 안 된다. 군복 입은 손님을 손님으로 본 게 아니라 만만한 대상으로 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