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제버섯을 구워서 썰어놓으면 삼겹살이나 항정살처럼 보인다고 한다. 여기서부터 좀 웃겼다. 버섯인데 생긴 건 고기고, 기름 둘러 구우면 고기 향까지 난다. 그런데 먹어보면 결국 버섯이다.
나는 ‘버섯에서 고기맛이 난다’는 말을 들으면 혀로 느끼는 맛을 말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자료를 보니 식감, 냄새, 기름의 고소함, 구운 향까지 전부 한꺼번에 맛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러면 이해는 된다. 고기 굽던 불판의 기름이 버섯에 배면 고기 향 비슷한 게 날 수밖에 없지 않나 싶다. 다만 그건 고기맛이라기보다 고기 향이 나는 버섯맛에 더 가까워 보인다.
특히 더덕구이도 고기맛이고 잘 익은 김치는 콜라맛이라고 하는 대목에서 웃겼다. 더덕에서 고기맛까지는 어떻게든 상상해보겠는데 김치에서 콜라맛은 갑자기 다른 세계다. 아마 톡 쏘는 느낌이나 단맛을 그렇게 표현한 것 같지만, 이 기준이면 음식 이름을 전부 다시 지어야 할 듯하다.
그렇다고 버섯을 고기와 완전히 다른 음식이라고만 몰아붙이는 것도 좀 빡빡해 보인다. 버섯은 감칠맛이 있고, 조리를 잘하면 쫀득한 식감도 생긴다. 고기보다 더 맛있는 버섯이 있을 수 있다는 말에는 나도 동의한다. 다만 고기 대신이라고 해놓고 먹였을 때의 배신감은 별개다. 버섯탕수육을 고기인 줄 알고 씹었다가 버섯 식감이 나오면 화날 만하다.
결국 황제버섯은 고기맛이 난다기보다 고기처럼 구워 먹을 수 있는 버섯에 가까운 것 같다. 기름 없이 삶아서 소금만 찍어 먹었는데도 고기맛이 난다면 그때는 진지하게 다시 생각해보겠다. 지금은 그냥 버섯은 버섯대로 맛있고, 고기는 고기대로 먹자는 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