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역을 끊으면 400억 달러를 번다는 계산을 트럼프가 진지하게 꺼냈다. 물건을 사던 나라와 거래를 끊으면 그 돈이 미국 주머니로 들어온다는 식이다. 지출이 사라진 걸 수입으로 세는 계산이라서 처음 읽고 멈칫했다.
이 논리를 카지노에 대입하면 왜 사업을 말아먹었는지 조금 알 것 같다. 카지노는 손님이 돈을 잃어야 운영되는 곳인데, 손님을 아예 못 들어오게 만든 뒤 오늘은 손실이 없으니 400억 달러를 벌었다고 계산하는 느낌이다. 장부를 보기 전에 본인 머릿속 승패부터 정해놓는 방식이다.
더 웃긴 건 이게 그냥 말실수처럼 안 들린다는 점이다. 협상도 상대가 물러나면 내가 이긴 것, 상대가 떠나면 내가 필요 없어서 내보낸 것으로 처리할 것 같다. 거래가 끊긴 뒤 생기는 공급망 문제나 가격 상승 같은 건 계산표에서 처음부터 빠져 있는 듯하다.
옆에서 이건 수입이 아니라 거래 규모가 사라진 거라고 말릴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태클이 들어갈 틈도 없어 보인다. 본인은 남들이 겁먹어서 못 하는 걸 자기가 해낸다고 믿고, 결과가 나쁘면 상대 탓으로 돌릴 것 같다. 멍청하다기보다 자기 확신이 현실 검증을 계속 밀어내는 쪽에 가깝다는 생각도 든다.
개인 사업이면 본인 돈으로 끝날 문제인데, 지금은 그 계산을 나라 단위로 밀어붙이고 있다. 카지노 테이블에서 레버를 당기듯 국가 간 거래를 끊고, 칩이 줄어든 건 보지 않은 채 승리했다고 선언하는 사람을 대통령 자리에 앉힌 셈이다. 미국 시스템이 저런 계산을 어디까지 견딜 수 있는지가 더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