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원주택을 네 번 겪어본 사람이 제일 먼저 후회한 게 주차장이다. 집이 예쁘냐, 마당이 넓으냐보다 차에서 내려 현관까지 비와 눈을 맞고 걸어야 하는지가 더 중요했다. 주차장과 집이 연결되지 않아 아이를 안고 계단을 수십 개 오르내렸다는 대목에서 바로 이해됐다. 처음엔 돈을 아끼려고 끊어 지었는데, 오래 살수록 매일 반복되는 불편이 됐을 것 같다.
차고를 지붕만 있는 실외형으로 만든 것도 비슷하다. 보기에는 주차 공간인데 겨울이면 차고 안까지 얼어버린다. 차 두 대가 들어갈 자리와 손님 차를 둘 자리까지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 꽤 현실적이었다. 전원주택 보러 가면 대개 외관부터 보게 되는데, 정작 생활은 차에서 시작한다는 게 좀 웃기다.
더 의외였던 건 창고였다. 공구, 세차용품, 제설장비 같은 것들이 쌓이면 방 하나가 통째로 창고가 된다고 한다. 마당 창고까지 없으면 예쁜 집 안에 물건을 늘어놓고 살게 된다. 전원주택의 낭만을 생각할 때 별 보는 테라스나 넓은 잔디부터 떠올렸는데, 실제로 필요한 건 눈 치울 장비를 넣을 공간이었다.
옥상 테라스와 2층 베란다, 천창 이야기도 낭만이 관리비와 청소로 바뀌는 과정이 그대로 느껴졌다. 와인을 들고 계단을 올라가 별을 보는 장면은 멋있지만, 그냥 마당에 나가면 된다. 천창은 낙엽과 먼지가 쌓이고 누수나 결로까지 생길 수 있다니, 하늘은 마당에서 보는 게 제일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마 없는 집은 빗물이 벽을 타고 내려가 외벽이 상한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데크는 합성목재가 관리하기 편하다고 해도 무조건 정답은 아닌 것 같다. 천연목재처럼 매년 칠할 필요는 덜하지만, 자재값도 있고 온도에 따라 줄었다 늘었다 하면서 하자가 생길 수 있다. 차라리 석재 포장이 낫겠다는 생각도 든다. 결국 전원주택에서 제일 비싼 건 처음 공사비가 아니라, 귀찮아서 계속 미루게 되는 관리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