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인 배달기사가 한국 배달기사를 6시간 따라다니다가 먼저 포기하는 장면이 제일 눈에 들어왔다. 춥고 힘들어서 더는 못 하겠다고 했는데, 그때까지 본 수입은 9만7천 원 정도였다. 배달하는 사람 옆에서 직접 뛰어보니 숫자만 볼 때와는 완전히 달랐을 것 같다.
그런데 뒤에 나온 기록은 8시간 24분에 31건, 15만1680원이었다. 이걸 한국의 하루 최저임금 수준으로 잡고 마트에 갔다. 결제 금액은 8만4100원. 닭고기와 새우, 계란, 우유, 채소, 감자, 체리, 수박, 쌀까지 한꺼번에 담았다. 영상 속 사람은 이게 할인상품이 아니라 정상가라고 계속 강조한다.
여기서 중국인 기사가 멍해진다. 중국 돈으로 바꾸면 배달 하루 수입이 약 800위안, 장보기 금액은 430위안쯤으로 계산되니, 하루 번 돈으로 식료품을 사고도 남는 그림이 나온다. 물론 이걸 한국 전체의 생활 수준으로 받아들이면 무리가 있다. 배달 수입은 운과 노동시간에 따라 달라지고, 장보기 품목도 한 번의 구매일 뿐이다.
그래도 충격을 받은 이유는 알 것 같다. 중국에서 농수산물이 더 싸더라도 벌이가 그만큼 낮으면 구매력은 달라진다. 물건 가격만 보고 한국이 무조건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일당과 가격을 같이 놓으니 계산이 뒤집힌 셈이다. 수박 하나 가격에 집착하던 비교보다 이쪽이 훨씬 현실적이었다.
다만 이 영상을 보고 한국이 살기 편한 나라라고 결론 내리기도 어렵다. 8시간 넘게 오토바이를 타고 31건을 처리해야 나오는 금액이기 때문이다. 중국인 기사가 놀란 건 한국이 천국이라서라기보다, 자기 머릿속에 있던 한국의 가난한 이미지가 실제 장보기 계산 앞에서 깨졌기 때문 아닐까 싶다. 결국 제일 무서운 건 물가가 아니라, 남의 나라를 너무 쉽게 상상해버리는 일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