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1달러 내놓으라면서 인색하게 굴지말라네
식당 계산서에 팁을 안 주면 나가라는 문구가 박혀 있다. 그것도 애매하게 돌려 말한 게 아니라, 팁을 제대로 줄 여유가 없으면 여기서 밥 먹을 여유도 없다고 적어놨다. 계산서가 아니라 거의 입장 조건문이다.
금액을 보니 더 세다. 음식값은 165달러인데 웨이터 시급은 2.13달러로 계산돼 있고, 팁 25%가 41.25달러 붙는다. 그래서 총액이 209.65달러다. 서비스 요금은 팁이 아니라고 따로 못 박아놨으니, 이미 뭔가 붙어 있어도 팁은 또 내야 하는 구조다.
가장 웃긴 건 손님에게 미소 지으라고 돈을 주는 게 아니라는 문장이다. 직원들이 힘들게 일하니 존중하라는 말까지는 이해한다. 그런데 그 존중의 방식이 사실상 25%를 내고, 마음에 안 들면 인색한 사람 취급받는 거라면 좀 불편하다. 손님이 서비스를 평가하는 게 아니라 식당이 손님의 태도를 채점하는 느낌이다.
직원 임금이 정말 낮아서 팁에 의존하는 구조라면 문제의 핵심은 손님에게 화낼 일이 아닌 것 같다. 임금을 제대로 주는 대신 계산서 맨 아래에 손님을 압박하는 문장을 붙여 놓은 셈이니까. 물론 직원들이 고생하는 건 맞겠지만, 그 부담을 손님에게 죄책감으로 넘기는 방식은 너무 노골적이다.
팁 없는 곳에서 가격표대로 계산하고 나오는 게 훨씬 편하게 느껴진다. 밥 한 끼 먹으면서 서비스가 좋았는지, 팁을 몇 퍼센트로 눌러야 덜 창피한지까지 계산해야 한다면 식당이 아니라 눈치 보는 장소에 가까워진다. 이 정도면 팁 문화가 아니라 팁 통행료 아닌가 싶다.